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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서
나는 페인팅과 드로잉 그리고 조각과 더불어, 내 작업의 중요한 형태중 하나로 ‘아티스트 북 (Artist Book)’을 1991년부터 만들었다. 아티스트 북이란 책의 형태를 띠거나 책에서 영향을 받아 만든 예술작품으로 지난 40여년간 미국에서 급부상한 주요한 미술장르중 하나이다.
사람들로 부터 왜 아티스트 북을 만들게 되었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 이유중 하나는 내 어린시절에 있었던 한 기억에서 유래한다. 내 아버지는 클래식 음악 작곡가였다. 연주가 있을때 마다, 아버지가 악보를 직접 쓰시고 묶어서 책처럼 만드시는 걸 자주 보았다. 그 당시에는 복사기가 없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에게 파트별로 연주할 수 있는 악보를 일일이 손으로 직접 쓰신 것이다. 나는 가끔 아버지가 악보를 풀로 붙이거나 묶어서 책처럼 만드시는 것을 도와드렸다. 반복되는 지루한 일 일수 있었지만 난 그 일이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가끔은 공책을 내 스스로 만들어 쓰기도 했다.
또 다른 이유는 고대 아시아에는 여러 다른 형태의 책이 존재했다: 대나무를 묶어 만든 책, 종이를 묶어 만든 책, 두루마리 책, 그리고 티벳불교에서 사용하는 프레이얼 휠 (prayer wheel: 그림이 그려진 통처럼 생긴 것으로 글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책의 역할을 한다) 등등이 그것이다. 나는 한국에서 자랐고, 이런 아시아의 여러 형태의 책들을 접한 바 있어, 내 아티스트 북을 만드는데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주었는 지도 모른다.
난 작품을 통해 볼 수도 만질수도 없지만,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는 세계를 표현한다. 즉, 산자와 죽은자의 경계가 되는 세계이다. 이런 까닭으로 내 작품속에서 초현실적, 꿈, 상상속의 이미지, 또는 불교적 이미지를 찾아볼 수 있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주시할 점은 같은 운동의 ‘반복’이다. 마치 스님이 참선을 하면서 몇날, 몇달, 몇년동안 한자리에 앉아 있는 것처럼, 나는 하루에도 몇 시간씩 앉아서 주로 실로 헝겊을 꿰매는 작업을 통해 작품을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시간의 흐름을 잊게되며, 결과적으로 반복의 행위는 나만의 독특한 명상의 수단이 된다.
지난 20년간 다양한 형태의 아티스트 북을 만드는 동안, 작품의 형식도 변천하게 되었다. 초창기 작품은 좀더 우리가 아는 책의 형태를 보여 주었다. 각각의 책장은 평면적이던 것이 점차로 부조의 형태를 띠다가 나중 작품은 입체가 되었다: 박스 같은 형태, 여러 재료로 만들어진 조각들을 한데 싼 부드러운 형태 등등 다양하다. 최근 작품은 설치작업의 형태로 그 크기가 벽 사이즈로 커졌다. 작품제작 기간은 크기에 따라 2개월에서 1년이 걸리기도 하며, 대부분 많은 노동과 인내을 요하는 작품이다.
아티스트 북의 매력은 한번에 모든 것을 다 펼쳐보이지 않으며, 관객이 작품의 책장을 넘기면서 혹은 싸여져 있는 끈을 푸는등 작품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결과적으로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것이 내가 작품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다.
사람들로 부터 왜 아티스트 북을 만들게 되었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 이유중 하나는 내 어린시절에 있었던 한 기억에서 유래한다. 내 아버지는 클래식 음악 작곡가였다. 연주가 있을때 마다, 아버지가 악보를 직접 쓰시고 묶어서 책처럼 만드시는 걸 자주 보았다. 그 당시에는 복사기가 없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에게 파트별로 연주할 수 있는 악보를 일일이 손으로 직접 쓰신 것이다. 나는 가끔 아버지가 악보를 풀로 붙이거나 묶어서 책처럼 만드시는 것을 도와드렸다. 반복되는 지루한 일 일수 있었지만 난 그 일이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가끔은 공책을 내 스스로 만들어 쓰기도 했다.
또 다른 이유는 고대 아시아에는 여러 다른 형태의 책이 존재했다: 대나무를 묶어 만든 책, 종이를 묶어 만든 책, 두루마리 책, 그리고 티벳불교에서 사용하는 프레이얼 휠 (prayer wheel: 그림이 그려진 통처럼 생긴 것으로 글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책의 역할을 한다) 등등이 그것이다. 나는 한국에서 자랐고, 이런 아시아의 여러 형태의 책들을 접한 바 있어, 내 아티스트 북을 만드는데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주었는 지도 모른다.
난 작품을 통해 볼 수도 만질수도 없지만,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는 세계를 표현한다. 즉, 산자와 죽은자의 경계가 되는 세계이다. 이런 까닭으로 내 작품속에서 초현실적, 꿈, 상상속의 이미지, 또는 불교적 이미지를 찾아볼 수 있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주시할 점은 같은 운동의 ‘반복’이다. 마치 스님이 참선을 하면서 몇날, 몇달, 몇년동안 한자리에 앉아 있는 것처럼, 나는 하루에도 몇 시간씩 앉아서 주로 실로 헝겊을 꿰매는 작업을 통해 작품을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시간의 흐름을 잊게되며, 결과적으로 반복의 행위는 나만의 독특한 명상의 수단이 된다.
지난 20년간 다양한 형태의 아티스트 북을 만드는 동안, 작품의 형식도 변천하게 되었다. 초창기 작품은 좀더 우리가 아는 책의 형태를 보여 주었다. 각각의 책장은 평면적이던 것이 점차로 부조의 형태를 띠다가 나중 작품은 입체가 되었다: 박스 같은 형태, 여러 재료로 만들어진 조각들을 한데 싼 부드러운 형태 등등 다양하다. 최근 작품은 설치작업의 형태로 그 크기가 벽 사이즈로 커졌다. 작품제작 기간은 크기에 따라 2개월에서 1년이 걸리기도 하며, 대부분 많은 노동과 인내을 요하는 작품이다.
아티스트 북의 매력은 한번에 모든 것을 다 펼쳐보이지 않으며, 관객이 작품의 책장을 넘기면서 혹은 싸여져 있는 끈을 푸는등 작품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결과적으로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것이 내가 작품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다.